낯선 곳을 찾아서

Eu 4+1(빠리와의 대화)

언 직/沙竹堂 2005. 9. 29. 19:44
 

빠리와의 대화

 

두번째 도시 빠리에서의 나들이는 루부르 박물관을 먼저 선택한 것 같다. 이곳 역시 약탈의 보고였다.

수 많은 조각상 회화를 통하여 이들과 약탈지의 역사와 알지 못했던 작은 얘기들을 전해 듣는다.

명품 앞에서는 증명사진 꼭꼭 찍어두고  강화도에서 훔쳐간 우리보물도 어디엔가 있겠지

미테랑에게 돌려 받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우렸지만

결과는 아직도 반환 방법을 두고 논란중이라 되돌려 받아야

되는 건지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의 자존을 위해서는 당연히 받아야겠지만 찬란한 우리 유산을 더 많이 알려야겠다면 이곳에 두는 것이 더 유리하리라 판단된다.

무조건 되찾을 것이 아니라 루부르안에 우리 한국관을 근사하게 만들어 전시하고 국내에 있는 유물도 정기적으로 이곳에 순회 전시한다면 중앙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잠재우는 것 보담 나을성 싶다.


빼앗긴 물건을 되돌려 달라고 외치면 빼앗은 놈은

뺏긴 놈을 더 얕잡아 볼 뿐이며

빼앗긴 것은 그저 다시 빼앗아야 되는 법

이들이 그랬듯이 힘으로 다시 빼앗지 못하면 절치부심하며

지혜를 발휘해야지


로마인이 만든 개선문을 모델 삼아 만들었다는 키 작은 나폴레옹의 치적 샤를 드골 에투알 광장 중심에선 거대한 개선문은 상젤리제로 향한다.

프랑스의 이런 저런 규모를 생각하면 저 정도의 크기는 적당하리라 느껴졌다.

유럽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석회암은 이들의 생각을 도와주었다.

채석하여 다듬고 조각하기 좋은 성질과 공기와 물과 빛을 받아 서서히 더 굳어진다는 그 성질 때문에 살아있는 듯한 조각이 가능하다는 것과  건축물을 오래도록 가질 수 있다는 것 우리의 대표적 석재 화강석과는 견줄 바가 못되었다.

그렇지만 일장 일단이 있듯이 이곳의 물은 석회질의 과다 함유로 흐르는 물

그냥 마실 수 없으나 우린 계곡에 흐르는

물 아무 걱정 없이 마실 수 있지 않는가

물왕대복이라 우리 것이 더 좋음이요


에펠에 오르려고 줄 길게 선다.

기다림에 익숙치 않는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행렬에 내 맡겨 인내심을 배운다.

탑 다리부분을 비스듬이 먼저 오르고 2층에서 수직승강기로 갈아타고 

망루에서 빠리를 한눈에 담았다.

둘러 본 빠리 시내 이곳저곳을 확인하면서

쾌청한 날씨 덕택으로

선명히 각인 되었다. 저 멀리까지

꼭대기 한 평 정도의 작은 사무실엔

에펠과 에디슨이 담소하는

모습의 밀납에게서 고공의 안정감을 얻는다.


촌음도 쪼개야 하는지라 한눈 팔 겨를이 없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행여 국제 미아라도 될까봐 시도 때도 없이 머리 수를 헤아려야 하고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바 전전긍긍해야

하기에  눈과 귀가 함께 하고

경계신경 한 부분은 엉덩살에 고정시킨다.

여권과 지갑 지키고 무리 중의 하나임을 잊지 않으려고

금강산도 식후경

바빠도 배는 채워야 하는 것

하루 세끼니 중 한끼는 현지 전통요리를 택한지라 빠리에선 달팽이를 곁들인

스테이크 요리를 받아본 느낌은 중 저가품이구나 싶었다.

우리에겐 값이 중요치 않으니까 괴이치 않는다. 표현하기 어려운 달팽이 요리의

소스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아두지 못했다.

빠게뜨에 감싸 먹으니 음미할만했다

이때 딱딱한 빠게뜨는 뒤집어 먹어야 입천정과 잇몸을 다치지 않는다


와인 한잔과 더불어 스테이크는 한국인을 감안한 요리인지 핏빛은 돌지 않았다.

빠리쟝들은 점심을 두 시간씩이나 즐긴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는데

문화체험온 우린 어떠했는가? 국내에서의 점심과 꼭 같았다.

우리들의 일정 때문인가? 우린 그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없는 건가?

오찬 두 시간을 준다면 우린 무엇으로 즐길 수 있을까

아마 엄청 지루하다 하겠지

그곳 역시 우리 같은 무리들만 찾았다.

입안 비우고 와인 한 모금 머금어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음식 씹으며 물 마시듯 마시고

다른 한국인들에게 자리 내어 주고 나선다

머리 수 세고 소지품 챙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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