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

내가 아는 천서방

언 직/沙竹堂 2005. 9. 29. 19:08
 

내가 아는 천서방


고향이 어딘지는 몰라도

내 어릴적 부터 이곳에서 사셨다.

우린 어른들 따라 천서방이라 불렀다. 그를


천서방은 십수년째 양봉업을 한다.

작은 트럭 한대에 그들의 삶을 싣고 이저곳 다니면서


유채꽃 제주에서 시작하여

강원 산골 싸리꽃까지

지천으로 널린 아카시아 밤꽃도..


꽃길따라 가는길

해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지낸다.


요 몇일째 고향과도 같은 이곳에 벌통 내려놓고

부대옆 낮은산 아카시아 꿀을 모운다.


오랫만에 다섯식구 함께모여 분주해졌다.

연무질하는 산인댁과 천서방

채밀질하는 두 아들

천막 아래선 아이들 할멈은 그들을 자랑스레 보다 졸고있다.


벌은 꿀을 모우고

천서방네 식구들은 삶을 모운다.


천서방 식구들은 꽃과 벌들에게 감사하며 살아간다.

언제나 그렇게 살아간다.

웃음 잃지않고


난 이젠 그를 천서방이라 부르지 않는다.

어르신이라 이른다.

내 철든때 부터



2000년 오월 열다셋날 꿀모우는 그 가족들을 만나고 나서

(그 어르신은 내어릴적 함께 우리랑 같이

한집에서 몇년간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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