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부북면 위양리에 오래된 작은 저수지 하나
위양지라는 이름표를 달고있는 참 이쁘고 멋있는 저수지다.
산 자락에 둘러 선 철탑과 송전선이 마치 관복의 각대인 것 같이...
그렇게도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그 밀양 송전탑이다.
물은 고요하여 한점 흔들림 없어 보이는 대로 다 받아 비추고
문 닫힌 권씨 문중 완재정은 물거울에 단장한 새색시처럼 다소곳 하다.
저수지 뚝방은 나이 많은 나무들로 빼곡하다. 길손들이 걷고 쉬어가기 좋도록...
병고에 시달리다. 숨 거둔 소나무 한 그루....... 나 살아있다는 듯
오가는 사람 맞아준다.
저수지에 어둠이 내리고
화악산 자락에서 노닐던 목마른 노루가 물 마시러 내려온 듯...
늙은나무 둥치에 더부사는 아름모를 풀꽃은 가을입어 치장하고
우렁이는 꽃인냥 치장하듯 왕버들 가지에다 붉은 알 총총 낳고
홀로남은 호박은 대추낭걸에서 간당간당.... 아직도 볕이 그리운가 보다.
훼방꾼들로부터 위양지를 지켜 내려는 수호신이라도 되는 듯이
굴참나무가 부릅뜨고 파수한다.
길바닥에서 사나흘이나 제 몸 말린 나락 포대들도 가지런히 줄지어 주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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