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을 찾아서

아 ! 개골산(1)

언 직/沙竹堂 2006. 4. 2. 12:17

아! 개골산


생각지도 못한 금강산이 날 부른다.

조합원에게 드리는 혜택으로 2박 3일여정의 금강산여행 구룡연과 삼일포 그리고 만물상을 볼 수 있는 여행프로그램 덤으로 유명하다는 모란봉 교예단공연과 금강산 온천욕으로....

새벽 5시 반까지 출발점에 도착하라는 연락 받고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날처럼 설레이며 몸 가벼이 나선다.


일백 스무 여명 머리수 헤아리고 먹거리 챙기고 출발 한다. 햇살 퍼질 쯤 금강산에 몰입 해본다. 지금의 금강산은 어디에 속할까? 입춘과 춘분이 지났으니 금강산일까?

아직 꽃들이 피지 못했을 텐데 개골산일까?  난 개골산일거라 믿는다.

어중간한 시점 왜 하필이면 지금 이라던가 어중간하면 양측을 다 느낄 수도 있겠지


구름 낀 날씨가 여행객의 마음을 조아리게 만들어간다. 새벽잠을 설친 터라 졸 듯 꿈꾸듯 북향한다. 어디쯤 왔을까?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이건 길조인지 흉조인지 알길 없었다.

설악동에서 점심을 나누고 강원도 고성의 금강산콘도에 당도하기까지 북측 여행을 위한 갖가지 당부의 말씀을 수 없이 들어야했다. 특수한 여행지라 감안 할 수밖에...

금강산 콘도에 닿으니 눈보라는 마치 폭설이라도 내릴 것 같은 느낌 금강산에도 내릴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현대 아산 측으로부터 여권과도 같은 금강산관광증과 주문한 식권, 출입국신고서, 관광이용권, 온천장입장권 등등을 지급받고 또 한번의 주의 당부사항을 전해 들어야했다.

출입국 사무소를 통과하여 30인승 버스로 갈아 탄 후 남방한계선과 휴전선 그리고 북방한계선을 넘는다. 철책을 통과하면서 잠시 군 시절을 떠 올린다.

나 또한 최전선에서 근무하면서 철책너머를 몇 번 다녀본 것과  고지의 GP를 오르락내리락한 터라서 비무장지대엔 시야를 넓혀 감시하고자 서로 질러댄 불길로 황량해져있다. 예나 지금이나 북방 한계선을 넘자 환경은 달라졌다.

마사토와 사질토의 그 척박함 위로 나무들이 사라져 황량함은 더해져갔다 마치 사막과도 같이....


북측의 통행검사소에 어슬픈 해프닝이 벌어졌다.

관광증의 사진과 여행객의 얼굴바라보고서는 사진촬영시기를 물었다 어떤 이는 곧이곧대로 일년 된 사진이라고 또 어떤 이는 촬영시기를 알 수없기에 대략 하여 육 개월쯤이라 말하기도 다른 일행은 자신 없이 어물 그리다 헷갈리게 말하기도 했다. 

통관원은 일년 된 사진 부착 자는 사진촬영시기 초과로

오락가락 말한 자는 거짓말 이라는 명목으로 관광증을 되돌려 주지 않고 통과 시키면서 안내조장(현대 아산측의 여행가이드)에게 안내받으라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잣대다.

통과 후 조장 왈 되돌아 올 때 벌금 10달러 물어야한다 라고 이른다.

관광증 회수하고서도 통과라니 이런 모순이 있는가 싶다.

크게 틀어 논「 반갑습니다」라는 노래가 왜 반갑게 들리지 않을까?


눈 내리는 북녘 땅을 밟았으나 아직 감흥이 생겨나지 않는다.

눈보라로 저 멀리를 분간할 수없음과 철길이나 도로변 곳곳에 부동의 자세로 서있는

군인들의 무표정함과 을씨년스런 날씨와 황량한 빈 들판들로 말미암아

내리는 함박눈만이 나를 즐겁게 할뿐

숙소와 온정각이 있는 온정리에 닿는다. 사방이 뿌옇다

시원한 눈바람이 상쾌함이 온몸을 씻겨주는 듯 한다.

넓은 주차장 아래 측 콘테이너 형식의 숙소, 이름 하여 구룡마을이랍신다.

4인 1실 온돌형 방 화장실과 욕실은 공동으로 써야했다.  남여는 구분하면서

마치 합숙소 같은 그런 집 군대 막사 같은 느낌이랄까?

조합의 이런 저런 사정들로 비싼 호텔을 택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을 이해한다.

외관에 비하여 방은 그런대로 따스했다. 여장을 푼 뒤 첫날 저녁상에 앉는다.

여행객에겐 먹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비록 버스에서 쉼 없이 먹었지만

몇 까지 새싹 순을 넣은 비빔밥으로 한 뷔페형 한식으로

식비는 일 만원 우리네 오 천원의 한식 뷔페와는 격이 떨어졌다. 

여행객들은 포만감을 안은 채 몇 마장 곁에 있는 온천장으로 향한다.

셔틀버스이거나 걸어서

눈은 쉼 없이 내리고.....눈 맞으면서 즐기는 노천탕의 온천욕 아주 멋진 느낌 이였다.

모두들 온천수에 대한 전문가들인 냥 물 좋다라고 연신 찬사를 내뱉는다.

재주도 용치 그런 걸 어떻게 잘들 아시는지...

우리와 같은 도시에서 온 어느 고교생들의 산만하고 소란스러움조차 싫지 않았다.

옛 학창 때의 여행기분을 들추어주니까.

종일 버스에 갇혀 지낸 피로 온천수로 씻겨내고 눈 덮여있을 개골산(설봉산)을 꿈꾸며

옆 자리 여행객의 코고는 소리 들으며 여행 첫날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