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

목마름에 우는 산하

언 직/沙竹堂 2005. 9. 29. 19:14
 

목마름에 우는 산하


대지는 목말라 울먹이고

들꽃은 죽음의 그림자 드리운채

작은 씨앗하나 남기려 내일을 앞당겨 간다

그렇게 쉬 지고 마는것인가


우연으로 핀 불꽃은

물기 없는 숲들을 한줌 재로 만들어버렸다

황토빛 그 속살까지 데워내어

삶은 송두리째 지워버렸다


잿빛 언덕한켠의 등걸은

산까치 외침도 아랑곳 없이

옛 영화라도 찾을듯 긴 잠에 빠져

제 몸 삭혀간다


삭혀낸 언저리 홀씨 내려앉고

속살 드래낸 산등에 풀옷 입혀간다


목말라 울먹이던 대지

어끄제 빗줄기에 싯겨져

그 아픔 멀리 실어보낸다

산천어 숨길 끊어놓을

먹물속으로......



==========산불이 할퀴고 간 그 언저리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