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들,,,
개망초
언 직/沙竹堂
2017. 6. 9. 10:25
이땅 어디에서든지 억척 같이 잘 자라고
꽃 얼굴만 가찹게 대보면 그럴듯 하고
계란프라이를 닮았으며 앙큼스레 이뻐 보이는데...
논밭둑에도 무단으로 침범하여 높게도 자라 농부들을 연연세세 괴롭히는
이름값 하는 넘의 풀이다.
이넘은 미국넘이라며 200여년 전 미국에서 용케도
철도 침목에 얹혀 배타고 건너 왔단다.
그시절에 이 나라를 빼앗겨 망초라는 이름을...
우리땅에 허가없이 귀화하여
산하에 골고루 깊숙하게 뿌리 내려 이젠 마치 토백인냥 다들 익숙하니
이넘도 좋아라 해야하나? 한때는 미제라면 똥도 좋다라 했지만...
우리땅에서의 이름은 개망초라 상스럽기 짝없지만
타고난 꽃말은 그럴듯 하니 좋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준다" 는...
논밭뙈기 일구는 사람들은 이넘들이 때거리로 찾아오면 귀찮아 하지만
천성이 착한지라 오지마라 말은 못하고 낫으로도 안되면 무딘 칼날 웽웽돌려
어쩔 수 없이 망나니 노릇을 하거나
금부도사(禁府都事 ) 자청하여 희멀겋고 몸뚱아리 따가울 묘약을
성수인듯 이슬같이 뿌려주며 사사(賜死)의 명을 근엄하게 내린다.
흠신적셔 성은이라 생각하고
군말없이 어서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