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일기

언제나 영화처럼

언 직/沙竹堂 2005. 10. 10. 21:35

 

 

어느 영화전문 TV채널사의 copy다.

"언제나 영화처럼"

모두들 그렇게 살고 싶어 하겠지

어떤 삶으로일까?

아름다우며 화려하게

웅장하게

여유롭게

아님 익살스럽게

.

.

모두 그럴 듯하지만

궁극적으론 주인공이고 싶은 거지

자기중심의 세상

넌 안 그런가 ?

너도 주인공이고 싶을 거야

한편의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본 적 있잖는가

주인공 흉내 내려다 감방 신세진 얼빠진 녀석들도 있었지만


참 어리석은 일이지

나도 그런 적 있었어

장 동 휘

황 해

독고....뭐라 시더라

존함이 입안에서 뱅뱅 도는데 도무지.......

독고영재씨의 부친이신 분


이분들께서

대체로 뒷골목의 얘기중심으로

스크린을 휘어잡던 시절

2본 동시상영 하던 이류 극장을 전전하던 때

개똥같은 폼잡고 본 영화

제목도 줄거리도 까맣게 잊었지만

극중에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피우던 담배를 손등 위에다

비벼 꺼버린 장면이 있었지


그 땐 그 모습이 썩 괜찮아 보여

그 흉내를 내어 봤지

집 앞을 흐르는 실개천 방천에서

그 영화 얘기로 친구와 여름밤을 즐겼어

진짜 손등에 담뱃불을 꺼버리면 어찌될까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우겨댔지

진짜 담배 물을 손등에 비벼 끈다면

손등이 어떻게 될지를


내 말이 옳네

네 말이 맞네

제법 옥신각신하다

난 보란 듯이 시범을 보였지

제법 폼 잡아가면서

『아이구 뜨거바라』

『그라모 뜨겁지 뜨뜻할 줄 알았나』

다음날 손등엔 물집 생겨나니

아리고

쓰리고

여름철의 상처 빨리 아물리 만무한 일

근 보름간 시달렸지


화상이 머물다간 내 손등

영광(?)의 상처

아직도 그 흔적 남아 있기에

내 기억을 되살려 낸다.


언제나 영화처럼...............

인생을 늘 주인공으로 살 수 없으며

주인공은 내가 되어야만 한다고 고집해서도 안됨을...

주인공 보다 더 빛나는 조연도 있음을

그런 조연도

아무 빛 발하지 않는 조연도 능히 할 수 있어야 함을

우리는 안다.


그로서 우리 모두가

세상이라는 영화의 감독이며 주인공인 것을.............


2001. 5. 24

금연 육십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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