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일기

배급담배와 정력 감퇴

언 직/沙竹堂 2005. 10. 10. 21:19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배급이란 것이 있다.

배급이라 함은 나누고자하는 재화가 한정적이며

배분에 있어 절대공평이 요구될 때 사용하는 분배의 수단이겠지

배급 주는 곳

그게 어디일까 ?

군이라는 집단


내가 보낸 군 시절 우리들에게 지급되었던

푸른 담뱃갑에 국방부 마크가 새겨져 있는 화랑담배

국군의 정량은 한사람 당 하루 반 갑(열 개피)이였어

훈련병 시절엔 빡빡한 일정과 그리고 통제된 생활이라

담배 피울 겨를이 적은 터라 난 하루 반 갑으로 적당했지만

훈련 끝나고 작대기 하나(이등병)달고 근무부대에 배속되고 나서는

대체로 시간이 여유로와 매일 담배가 고팠어

열 개피의 담배로는 부족한 거지


그 부족 분을 메우기 위하여

담배 피우지 않는 고참병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였어

고참의 눈에 들면 담배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사내 체면이 구겨졌지만

그놈의 담배 땜에.....

아침에 군화 닦아주고 세숫물 떠 바치기

취침시간에 이부자리 펴기

때론 불침번도 대신 서 주었어

내 다음 불침번이 그 고참병일 때만이


내가 근무한 곳에서는 민간인에게 담배를 구하기가 힘들었지

부대와 민간인이 거주하는 마을과는 멀리 떨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한정된 지역을 벗어나려면 복잡한 절차와 통제가 심한 곳 이였으니까

그래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난 담배를 소중히 여겼어

배급받을 시간 재어가며 담배를 피워야 했기에

때론 한 개피로 두 번을 피우기도 했지


그 시절 나돈 소문이 이였어

화랑담배엔 정력을 감퇴시키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사실여부는 아직껏 알지 못하였어

알 필요 없이 유언비어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었으니까

어찌 생각해 보면

군이라는 집단을 이끌고 가려면

그런 술책도 필요할 것도 같애

아주 비밀스럽게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의 양기를 숨 죽여둘 필요는 있겠지

그래서 일본군은 대동아 전쟁 때

이른바 위안부란 것을 이용했잖아


사실여부를 추리해보면 어떨까 ?

" 화랑담배 속에 정력 감퇴물질이 함유되었다" 라는 제목으로

이를테면

어느 방송사의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 같이

재미있겠네 시청률도 오르겠지

sensation 하니까

누가 시작해보면 좋겠다. 그지

.

.

.

.

그 시대의 화랑들은

화랑 태우면서 나라를 지켰어


2001. 5. 12

금연 4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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